무한한 발권력을 가지고 있다 하여 중앙은행이 신용리스크에 면역이 되어있는건 아니죠.

모든 중앙은행도 당연히 대차대조표를 작성하여 당기 순익을 내고 자본금을 까 먹을수도 있겠죠.

사실 중앙은행은 발권력을 통한 세뇨리지 수익만 해도 사실 땅짚고 헤엄치는 장사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중앙은행에게 발권에 따른 자산 및 부채는 사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통화정책과 관련한 자산, 부채가 최근 몇 년들어 매우 크게 늘어난 점이겠죠.

FRB의 경우 GSE, treasury bond/note를 많이 들고 있을테고. ECB는 유럽 국가들의 국채일 테고. 한국은행은 좀 특이하겠지만. 외화자산 운용과 관련한 미국채 등을 많이 들고 있겠죠.

중앙은행도 자신의 자산에 신용위험이 발생하는걸 매우 꺼립니다. FRB도 보면 fennie mae, freddie mac 발행 채권은 사실상 정부가 보증해 주는거니 안전하고. 국채도 그렇고. 금융위기때 CP도 매입했지만 A1이상의 우량등급에 한했고, 이것도 제가 알기론, 만기별 신용등급별로 haircut ratio를 달리해서 매일 시가평가를 통해 담보부족시 대출금융기관에 대해 추가담보를 요구했을 겁니다. 물론 양적완화처럼 아예 매입한 경우는 다르지만, 생각해보면 이렇게 완전 자산으로 매입한 자산종류는 국채, GSE 등 매우 안전한 것에 한한 것으로 압니다.

ECB도 각 국가의 국채에 대해 자신들이 정한 담보인정비율, haircut ratio를 자체적으로 설정하고 있죠.

중앙은행의 자산에서 빵구가 나서 만약 자본잠식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느냐? 현실적으론 채무지급으로 인한 default는 일어나지 않죠. 발권력이 있으니깐.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크게 의심하게 되겠죠. 부족 자본에 대해서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할테고. 그렇다면 독립정인 통화정책은 어려울테니 말이죠. 정책의 신뢰성이 상실되는거죠.

제가 하고싶은 말은.

중앙은행은 그렇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마법사가 아니란 말이죠. 양적완화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겠지만. 사람들은 FRB의 양적완화가 가져온 자산가격 상승에 환호했겠지만, 그로 인해 commidity, gas, food 등 대부분의 원자재 지수는 사실 주식상승율보다 더 올랐죠. 주식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은 동 주식을 많이 소유한 자본가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었겠지만, 원자재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은, 주식이 1주도 없는 빈민들과 자본가에게 똑같이 cost를 뿌려주었죠.

자본주의는 보이지 않는 신뢰에 바탕해 움직입니다. 그 신뢰에는 시장의 규율을 감시하고, 또 stabilization policy를 펼치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있겠죠. 시장참가자들은 그들 사적영역의 손실을 끝없이 공공화하여 정부 및 중앙은행에 떠넘기려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저에겐. 이익의 사유화와 손실의 공공화라는 비대칭. 이것이 현실 자본주의의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 중앙은행들의 행보는 전통적인 경제순환주기의 안정화 역할을 넘어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정부의 빚이 끊없이 늘어나고 중앙은행도 자본잠식이 되는 그 날이 온다면.

지금도 오고 있지만. 그 날이 온다면. 아무도 더 이상 양적완화에 환호하는 사람은 없겠죠.

nominal price와 real price의 착시 현상에서 오는 마술에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