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유럽중앙은행 드라기총재가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후 주식시장이 폭락한 적 있었습니다(12월 9일). 왜 투자자들은 그렇게 양적완화 등 공격적인 통화공급 확대(=인플레이션 유발 정책)를 원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의견을 밝혀보겠습니다.
관련글 : http://estin.net/forum/news/id/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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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재정위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부도 위험만 따로 사고파는 금융상품, CDS(Credit Default Swap)의 프리미엄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모두 400bp이상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로존 내 3위와 4위의 경제대국까지 재정위기 우려가 확산된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전염효과’이다. 최근 스페인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5.43%까지 상승했는데, 같은 날 독일 금리는 0.47%에 불과했다. 2년 만기 금리는 정책금리 동향에 가장 민감한 ‘단기금리’로, 동일한 통화(Euro)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들의 금리 수준은 동일해야 마땅하다. 다시 말해 저금리 국가(=독일)에서 차입해 고금리 국가(=스페인)에 투자하는 순간, 1년에 5% 포인트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스페인으로 자금이 유입되어 금리가 낮아져야 하지만, “스페인 국채도 안심할 수 없다”는 공포가 확산된 결과 남유럽 국채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과도한 국가부채 및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들 수 있다. 물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재정적자는 2011년 기준 GDP의 -4.4%와 0.5%로 유로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강력한 재정긴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부각되고 있다([표 4] 참조). 특히 IMF의 추산에 따르면, GDP대비 1%포인트의 세금인상은 그 다음해 경제성장률의 0.55%포인트 하락으로 연결된다([그림 24] 참조). 결국 재정긴축 정책이 성장률을 떨어뜨려 세수를 더욱 위축시키고, GDP대비 국가부채 규모를 더욱 늘리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만기가 2012년 초에 집중되는 것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월별 국채 만기 도래 규모를 조사해 보면, 2∼4월 중 이탈리아는 1,418억 유로 스페인이 438억 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렇듯 2012년에 대규모 국채 만기가 도래하는 이유는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단기 국채의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며, 일부 투자자들은 이들 국가의 만기연장(Roll-Over)이 어려움을 겪으며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규모 국가부채를 가지고 있는 국가가 ‘지불능력’에 대해 의심받게 되면 그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 가장 대표적인 해결책이 부채의 구조조정이지만, 최근 그리스 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50%의 hair-cut(채권가치 상각)도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특히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GDP대비 각각 56%와 100%에 이르는 거대한 국가 순부채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은 국채금리의 상승이 곧 ‘지급불능 위기’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국가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두 가지 정도로 제한된다.
첫 번째는 재정적인 통합을 진전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방정부가 어려움에 처했더라도,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은 커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지방정부의 재정긴축을 전제로 중앙정부가 부채를 대신 지급할 것이라는 신뢰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유로존 내에서 재정통합을 진전시키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일단 각국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재정통합을 어느 수준까지 진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결국 첫 번째의 해결책은 ‘올바른 길’임에는 분명하나, 2012년 내에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두 번째 해결책은 바로 ‘인플레이션’ 유발이다. 물론 지금 유럽연합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독일사람들이 들으면 펄쩍 뛸 일이긴 하지만, 국가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인플레이션만큼 비용이 적게 드는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으로 국가부채 문제를 해결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1960년대 미국이다([그림 27] 참조).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대규모 재정적자가 발생했지만, 미국 정부의 순 부채는 오히려 줄곧 감소하기만 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바로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국가의 조세수입은 증가하며, 또 기존 채권의 가치는 큰 폭 절하되어 국가부채의 부담이 사라지게 된다. 이미 하버드 대학의 로고프교수는 그의 저서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 Eight Centuries of Financial Folly)”을 통해, 파산상태에 처한 국가들의 대부분이 20% 이상의 강력한 인플레이션을 통해 국가부도의 위기를 모면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그림 28] 참조). 다시 말해 ‘국가부도냐, 아니면 인플레이션이냐’라는 선택에 직면하는 순간, 대부분의 국가들은 서슴없이 인플레이션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단일한 경제공통체로 묶여 있는 유로존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ECB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ECB는 지난 7월까지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인플레이션 유발 정책을 정면으로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4월과 7월 정책금리 인상 이후 금융시장은 이내 요통치기 시작했으며, 특히 7월의 정책금리 인상(1.25→1.50%) 이후에는 역내 경제 규모 3위의 대국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수직상승하기 시작했다. 재정위기 가능성이 부각되는 순간, 이탈리아 채권을 대거 보유한 프랑스(4,164억 달러)와 독일(1,618억 달러) 금융기관의 부실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져들고 말았다.
결국 지난 11월에 단행된 ECB의 금리인하(1.50→1.25%)는 ECB의 이전 정책 노선의 전면적인 수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금리인하와 함께 이탈리아 등 현재 고금리 국가들의 채권을 매입하는 이른바 SMP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ECB의 방향 전환에 대해 독일 정책당국의 반발이 나타나고 있지만, 역내 3위와 4위권 경제의 ‘파산’ 가능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는 그 강도가 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유럽 채권 금리는 상당 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유로화의 약세 가능성을 높일 전망이다.








댓글(41)
http://estin.net/forum/news/id/25211.12.12 10:39 Ⓡ
링크 다시 겁니다.11.12.12 10:40
감사합니다. 수정합니다.11.12.12 11:18
지난번 글의 댓글에서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셨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11.12.12 10:44 Ⓡ
유럽중앙은행이 최종대부자가 되어 국채매입한다면 유로존 위기는 설명하셨듯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왜 ECB는 인플레이션 정책(통화발행을 통한 국채매입)을 선택할 수 없는가에 대해서 '다른 곳에 댓글로 단 글로 첨언해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이 부도가 나는 일이 있을까? 그런 일은 없다.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있는 한, 그런 일은 없다. 한국 원(WON)이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휴지조각처럼 되는 일이 있을 지라도 중앙은행은 부도나지 않는다. 발권력은 주권이다.
그런데, 유럽중앙은행(ECB)은 파산할 수 있다. 왜냐하면 유로존 회원이 출자한 자본금 ?억 유로 짜리 은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ECB도 윤전기를 돌릴 수 있다. 찍어낸 돈으로 불량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
문제는 유로 가치 하락으로 피해를 보게 되는 나라가 출자를 중단하고 유로에서 이탈해 자국화폐를 회복해버릴 수 있다. 유로화가 재정위기국을 위해 계속 발행된다면, 재정건전국의 유로화 자산은 쪼그라들게 든다. 독일이 ECB의 국채 매입에 반대하는 이유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트라우마가 있는 독일로서는 정서적으로도 용인이 안 된다.
유럽중앙은행은 주권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 주권 국가의 합의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합의가 깨지면 ECB도 중앙은행의 기능을 다 할 수 없다. (cf. 주권은 분할되지 않으며 양도되지 않는다...)""11.12.12 10:47 Ⓡ
예. 실제로 지금 중앙은행은 국채를 매입한 만큼, 다시 예금을 유치하는 식의 '불태화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할 수 없게끔 독일이 제동을 걸기 때문이죠. 독일 입장에서는 1921년에 겪었던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경험이 있는 만큼, 쉽게 통화증발 정책을 용인하기 어려울테구요.
그렇지만..
이탈리아가 녹아버리고 스페인마저 부도나면 독일도 경제공황을 겪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두나라가 망하면 프랑스가 망할거고, 독일은 프랑스에 엄청나게 물려 있거든요. 즉,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망하면 독일도 금융시스템이 붕괴됩니다. 그럼 하이퍼 인플레이션보다 더 끔직한 게 옵니다. -_-;;; 대공황이라고 더 무서운게 있죠.11.12.12 11:22
그럼 왜 독일은 저렇게 양적완화 시행을 죽자고 반대하는가? 국민들이 현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유럽게게 '퍼주기'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불만이 대단하죠. ㅋ 어디나 다 그렇듯, 인간은 '직접적'인 정보는 쉽게 수용하는 반면 '간접적이며 진실에 근접한' 정보는 수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메르켈 수상의 고생이 많은 겁니다. 남유럽을 도와주는 게 사실 독일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암만 발해봐야 지지율이 떨어지니 말입니다. 11.12.12 11:24
그래서 재정협약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돈을 지원해주는 대신, 긴축정책 시행할 수 있는 감독권을 유럽연합이 가져라(정확하게는 독일이 가지는 거죠). 그럼 돈을 빌려줘도 떼일 걱정 없다. 안심해도 된다. 이게 메르켈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정책은 시간이 엄청 걸린다는 겁니다. 26개 나라의 국회에서 일단 통과되어야 하며, 또 국민투표가 필요합니다(안 그런 나라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게 시행되어도 잘 지켜질지는 각 국가 맘입니다. 그리스처럼 얼마든지 숫자 조작할 수 있는게 재정분야 아니겠습니까? 결국 재정통합 기다리다 스페인 이탈리아 부도나면, 말짱 꽝입니다.11.12.12 11:26
결론 짓자면, 현실적으로 인플레이션 유발 정책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이 이외에는 지금의 당면한 위기를 해결할 수단이 없습니다. 결국 파국 앞에 독일이 시장의 압력에 굴복하겠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금융시장은 피가 강물처럼 흘러 넘칠 것입니다. 피 많이 보기 전에 정신 차리길 기원하나, 인간은 꼭 관을 봐야 눈물 흘리는 법. 사태가 연내 혹은 연초에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11.12.12 11:27
음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박사님의 고견에 제 의견도 조만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11.12.12 11:00 Ⓡ
상승미소님 고견 기다리겠습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11.12.12 13:40
아... 정말 이해가 쉽게 되네요.. 감사합니다.11.12.12 11:19 Ⓡ
가장간단하고도 손쉬운방법이며 파국을 맞이할바에야 인플레이션 노선을 채택하는것이 나을수도있겠지요
아..공식물가상승률이5%만 되도 국민들 녹아나는데 20%면 이건뭐 죽으라는 얘기네요불쌍한 유로존
어떤길을 택하든 국민들의 고통은 피할길이 없어보여 슬픕니다.11.12.12 11:26 Ⓡ
그래도 천천히 한 세대에 걸려 피말려 죽어가는 것보다, 인플레 일으켜 몇년 고생하는 게 나을 수도 있죠. 미국 대공황 당시 근로자 가계의 건강상태에 대한 글을 읽으면, 다시 자급자족 경제로 돌아가도 이보다 낫겠다 싶은 수준의 후퇴를 경험합니다. -_-;;;11.12.12 11:28
프랑스가 망하는게 아니라, 프랑스은행이 망하고, 그 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자가 망하는 것이고, 이태리가 망하는게 아니라, 역시 이태리의 은행이 망하는 거죠. 독일사람들이 멍청한게 아닙니다. 독일경제가 망한다고 하는데, 독일경제의 실체는 없죠. 그냥 독일인 한사람 한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인플레이션은 그 한사람 한사람중에 특히나 성실하게 살아온 일반 독일시민에게 상처를 줍니다. 하지만 은행이 부도나는 것은 그 은행과 은행관련자들에게 피해를 주죠. 왜 일반 독일시민들에게 전체의 손해를 나눠맡게 하면서, 실체도 없는 독일경제에 대한 책임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미국이 통화공급해서 실제 미국서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나요? 그런게 없으니까 독일시민들이 반대하는 거죠. 11.12.12 11:36 Ⓡ
대형은행이 무너지는 것이 가져올 혼란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서민대중이 가져올 피해가 상쇄된다고 믿는 바보는 없어요. 굳이 말하자면, 그럴거라고 협박만 하는 중이죠. 제가 봤을때는 박정희 죽으면 대한민국 망한다 수준의 개드립성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국이 서로 빌려주고 빌려받은 돈에 대한 최종결산을 하면, 손해가 정확하게 계산됩니다. 개인도 빚잔치를 하듯이 은행도 빚잔치를 하는거죠. 전쟁이니, 독재니 하는 말은 그냥 겁주기위한 헛소리일 뿐입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중산층붕괴와 서민들의 삶의 질 악화가 히틀러같은 사람을 다시 불러오는 것을 독일시민들이 아는 거죠. 통화팽창이 된다고 했는데, 왜 통화팽창이 오는지요? 통화팽창이 올 정도면 대형은행이 무너질 이유가 없거든요. 11.12.12 18:02
제가 글을 잘못읽고 댓글을 바르지못하게 달았습니다
정중히 사과드리고
말씀하신 부분 곰곰히생각해보겠습니다.11.12.12 21:20
사실은 호랑이님에게 하는 말이 아닙니다. 경제학을 말한다면서 모두가 자본의 입장만 대변합니다. 물론 저역시 여기 들어오는 이유가 제 돈을 더 늘여보고, 아니 손해를 덜보고 싶어서 정보를 얻을려고 들어오지만, 우리가 혹 스스로 자기자신의 실체를 모르고, 그저 언론의 쇼에 휩쓸려서 막상 내가 손해보는데도, 국익이라는 미명하에 내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암흑의 세력들의 쇼에 농락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11.12.13 11:21
사실은 호랑이님에게 하는 말이 아닙니다. 경제학을 말한다면서 모두가 자본의 입장만 대변합니다. 물론 저역시 여기 들어오는 이유가 제 돈을 더 늘여보고, 아니 손해를 덜보고 싶어서 정보를 얻을려고 들어오지만, 우리가 혹 스스로 자기자신의 실체를 모르고, 그저 언론의 쇼에 휩쓸려서 막상 내가 손해보는데도, 국익이라는 미명하에 내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암흑의 세력들의 쇼에 농락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11.12.13 11:32
인플레이션이 빚을 줄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서민들 고통이 대단할건데요 쟈스민 혁명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고 적어도 선거로 정권이 바뀔수도 있고 어느선까지 용납할 수 있을까요 목표를 정해놔도 통계는 숫자일 뿐일텐데요11.12.12 11:38 Ⓡ
장하준 교수님이 쓴 책 "그들이 말하지 않은.."을 봐도, 어느 수준의 인플레이션부터 국민들이 고통 받느냐는 게 정해진 게 없습니다. 국민행복지수를 조사해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나라라고 특별히 낮지 않습니다. 전 우리들이 너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종속되어, 인플레이션은 무조건 나쁘다고 교육받은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11.12.12 12:21
우리가 착각하는게, 독일, 프랑스, 미국 이런게 어떤 실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건 없습니다. 그냥 허깨비죠. 실제하는 것은 독일, 프랑스, 미국에서 살고 있는 99%의 시민들입니다. 과연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게 99%의 시민들을 위한 건지, 아님 독일, 프랑스, 미국이라는 가면을 쓰고있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극소수를 위한 건지도 알아야죠. 왜 독일이 반대하냐구요? 간단합니다. 독일은 99%들의 영향력이 커요. 미국은 1%가 좌지우지하고, 독일이 바이미르공화국의 경험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싫어한다는 것은 궤변이죠. 실제 유로를 찍어내게 되면, 독일이 가장 큰 이익을 봐요. (물론 독일이라는 가면을 쓴 누군가의 이익) 부자들 돈 뺏어다가 가난한 사람들 나눠줘도 결국 그돈은 다시 부자에게 되돌아갑니다. 부자돈 반띵해서, 가난뱅이 100명에게 나눠줘도, 그들이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때문에, 결국 부자에게 다 돌아가거든요. 그러면서 오히려 승수효과로 부자가 더 부자가 되죠. 메르켈이 반대하고, 가이스너가 요청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메르켈은 99%가 더 무섭고, 가이스너는 1%가 더 무서운 것 뿐이죠. 11.12.12 11:41 Ⓡ
독일 정부의 입장에서, 인플레이션 정책을 펴서 기존의 부채를 해결해서 파국을 지연시키는 것보다 (국채매입은 파국의 도래를 지연시키는 것이지 완전히 해소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도 산업경쟁력의 국가간 차이는 해소되지 않으니까요), 각국이 자기능력으로 위기에 대처하도록 하는 것이 (세계적 공황을 불러오겠지만) 더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전쟁 채권을 해결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정책을 썼지요. 전쟁은 이미 종료되어 전비가 더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과거의 국가부채를 해결한 것이지요. 그러나, 유럽의 재정위기는 유로존의 구조적 결함에 기인한 것이라 인플레이션 정책만으로는 이미 발행된 채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구조적 문제에 의한 국채문제의 악순환을 끊을 수는 없지요. 그런 면에서 이론적으로 유일한 해법은 연방제적 재정통합이고 재정통합이 이뤄지면 인플레이션 정책으로 기 발행된 국채문제를 해소할 수 있겠죠. 하지만 연방제적 재정통합은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한계가 너무나 명확하지 않나 생각되네요.11.12.12 12:34 Ⓡ
크루그먼 교수님의 칼럼을 보시면 감회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즉 남유럽 국가는 디플레이션이 심하게 진행중이니, 북유럽 국가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면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의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http://blog.naver.com/hong8706/4014673903911.12.12 12:47
크루그먼이 착각하고 있는 겁니다. 유럽연합은 미합중국과 다릅니다. 유럽연합의 정체성 혹은 유럽차원의 정치적 연대감보다 더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개별 국민국가단위의 정체성과 연대감입니다. 유럽 전체를 단위로 해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 뭔지를 생각해 볼 필요도 있지만, 27개국 혹은 17개국이 카르텔를 형성하고 있다고 바라볼 필요도 있을 것 같네요. 저는 후자가 더 실제적인 것 같아요. 카르텔은 대체로 먼저 깨는 사람이 제일 유리하죠. 유럽 각 회원국은 다른 회원국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자기의 전략적 선택을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1.12.12 12:58 Ⓡ
어떤 부분이 '착각'인지 조금 부연 설명 부탁드립니다. 뭐.. 연방제는 아니지만, 이미 유럽은 금융기관간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며 그 연관이 한 나라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얼마전 독일의 국채 발행 실패 사례는 독일도 이제 강건너 불구경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지요. 독일 국민들이 남유럽 국가 지원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독일 정치권 특히 기민당정부가 재정위기 문제의 해결 방안을 뭔가 잘못 생각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친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11.12.12 13:07
유럽 전체의 조화를 생각한다면, 남유럽은 긴축을 하더라도 독일과 네덜란드 같은 나라들이 확장정책을 펴줘야 합니다. 그런데, 독일은 긴축의 모범을 보이겠다는 식이죠. 정책 협조는 처음부터 잘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11.12.12 12:59 Ⓡ
http://estin.net/forum/talk/id/285 말씀하신 크루그먼 교수님의 글입니다. 댓글의 댓글이 링크가 안 걸려서 제가 겁니다.11.12.12 13:51 Ⓡ
감사합니다. 11.12.12 14:30
제가 먼저 글을 올리려 했는데, 윗 글은 크루그만의 글을 보지 않고 댓글에 다신 내용만 보고 쓴 것입니다. 잠시 크루그만의 글을 훓어봤는데 자세히 보지는 못했어요 (업무 중이라)...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네요. 단지 다르다면, 저는 정책 협조를 기대하기는 이미 틀려먹었다고 생각하고, 크루그만은 약간 아주 약간은 미련을 갖고 있는 것 같네요. 재정건전국이 확장정책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나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자는 이야기나 그리 다른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요. 나중에 좀 상세히 읽어보고. 다시 생각 전하겠습니다. 11.12.12 13:53 Ⓡ
채훈아빠님의 블로그 꼭 챙겨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상세한 분석글을 읽는 것도 좋네요.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11.12.12 15:36 Ⓡ
하하하. 상승미소님, 그리고 그녀생각님과 친분이 있었던데다, 여기에 내공 출중한 분이 많은 듯하여.. 앞으로는 에스틴넷에도 자료를 함께 올릴 생각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11.12.12 19:27
자세히 읽어 봤습니다. 크루그만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주된 생각은 두 개인 것 같네요. 하나는 재정정책의 효과에 대한 케인주의적 신념이고, 다른 하나는 닥쳐올지도 모르는 대공황에 대한 공포(아니면, 이것을 막아보겠다는 의지)라 생각합니다. 정운찬 거시경제학 수준으로 돌아가 보면, 통화주의자 (시장주의자라고 하죠)는 재정 확대정책은 이자율을 인상시켜 민간 활동을 구축(crowding out)한다고 보고, 재정정책의 효과를 부정하고 균형재정을 주장합니다. 범 케인주의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요. 독일은 아마도 신자유주의(거시경제적 표현은 통화주의)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을 겁니다. 크루그만은 그들과 싸우고 있는 것이죠. 이 지점에서는 당연히 크루그만의 입장을 지지합니다.
....두번재, 크루그만은 독일이나 네덜란드와 같은 경상수지 흑자국들이 확대정책을 써서 남유럽의 제품을 수입도 하고 좀 그렇게 하라고 하는거죠. 남유럽이 재정긴축을 할 때, 기존의 흑자국들이 확장정책을 써 수요를 창출하면 남유럽에 대한 수입수요도 높아지겠지요. 그렇게 거시정책을 협조적으로 하면 공황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지금은 그렇게 할 단계를 이미 지났습니다. 지금은 돌아오는 어음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더 급한 시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각국은 그 나라 고유의 정책 스타일이 있습니다. 위대한 경제학자가 전체적 운영의 상을 보여준다고 해서 그 스타일을 버리고 따라하지는 않습니다.
....자기도 답답해서 하는 이야기겠지만, '유로존의 구조적 문제를 탄력적인 정책대응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시간은 벌겠지요. 모든 나라가 협조한다고 전제하면 더 좋은 방법도 많습니다. 개별 국가의 이해가 유로존 전체의 이해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조율이 어렵습니다....물론 "너희 나라가 좀더 손해를 많이 보는 것 알겠는데, 그래도 같이 망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냐"고 할 수 있겠지만, 설득될지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죠. 11.12.12 19:24 Ⓡ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인플레이션 유발정책(=양적완화)은 지금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완화시키는 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후자에 지적한 바와 같이.. 북유럽 국가들이 유로존 전체의 이해관계를 생각해 조화로운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의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말입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11.12.12 19:27
만일, (예를 들어) 독일이 유로존 유지는 불가항력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 통화증발을 막고 싶지 않을까요?...그리고, (좀 자신이 없는데) 유동성을 공급해도 화폐퇴장이 일어난다면(유동성 함정에 빠진다면), 아무리 쏟아부어도 모래가 물 빨아들이듯하면?. 유럽은 양적 완화라는 표현보다 더 구체적인 '불량국채의 매수'라고 하는 것이 더 분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기도래에 따른 부도를 막는 것이 우선이지 않나요?
11.12.12 20:05 Ⓡ
첫 번째는 저도 확신하기 어려운 무서운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겠구요. ^^;;; 두 번째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유동성 함정에 빠질수록 인플레이션 정책을 더욱 펼쳐야죠. 유동성함정은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아무리 금리를 낮춰도 실질금리가 계속 높아질 때 발생하니 말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11.12.13 09:10
윗분들의 지식에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경제영역을 벗어나 좀 더 크게 보자면- EU라는 공동체 정체성의 위기가 온 거라고 생각합니다. EU는 어떤 정책을 쓸 것이냐를 논하기 전에, 정책을 정해서 추진할 수 있는 능력부터 키워야 된다고 봐요. 그 능력은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다'는 공동체의식에서 나올 거라고 보구요. EU의 경제정책 방향에 따라 EU안의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립니다. 그래서 문제 아닌가요? "소위 내가 힘들여 번돈 너희한테 왜주냐?" 이런 류의 반대라는 거죠...국가 내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경제 상위계층과 하위계층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다툼을 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굴러갈 수 있는 이유는, 일단 지도자를 뽑으면 정부정책이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놨기 때문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일종의 공동체 의식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EU는 따라서 단기적으로 시스템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여야하고(그에 따르는 정치적 책임과 인센티브도 다듬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공동체의식'을 기르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서로 공유하는 가치관과 문화를 키우고 그럼으로써 이성적으로 함께 가야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동시에 감정적으로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넓히는 거죠. 중간에 시스템 먼저 앞서가려니 잡음이 생기고 있는 것은 당연하겠죠.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입니다. EU는 지금 인플레이션 정책이니, 반대 정책이니 논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좀 더 정책 추진 능력부터 가다듬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해요.11.12.13 10:13 Ⓡ
장기적으로 맞는 길이긴 한데.. 이번 위기를 협력을 통해 이겨내면 자연적으로 '공감'이 확대되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는 지금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면, 오히려 더 장기적으로 유로존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남유럽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북유럽 국가들이 협력하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유럽 국가가 위기를 극복한다면 두 그룹 간에 정서적 공감대가 더욱 강화되지 않을까요?11.12.13 14:07
중앙은행도 부도가 나죠..한국은행도 자본금을 까먹으면 정부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자본잠식이 됩니다..게다가 한국은행은 매년 세뇨리지 등을 통한 수익 대부분을 정부에 납부하여 자기자본이 많지 않죠..자산은 외화로 부채는 원화로 되어 있어 환율이 하락할 경우 자본잠식이 될 가능성이 큰 B/S를 가지고있죠.11.12.13 11:00 Ⓡ
한국은행은 무자본 법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요.
대차대조표 상에 조금만 부채가 있어도, 실제 가진 돈은 마이너스이니 굳이 자본잠식이라고 할 것은 없다고 봅니다. 결국, 한국은행의 신용도는 대한민국의 그것과 같으니까요.
FRB나 BOE도 민간 금융이라고 말들이 많지만, 제 생각에 실제 신용도는 미국과 영국의 그것과 같다고 봅니다. (FRB는 현재로서는 큰 흑자를 내고 있지만, 부실자산이 많아 부실화될 우려가 큼에도 불구하고요)
반면, ECB의 신용도는 유로 국가의 신용도로 치환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EU에서 하나 둘 탈퇴한다면, 각 나라에서 쿼토별로 현재 ECB 부실자산들을 가져가서 갚아줄지도 모르지만, 일부 헤어컷을 할 확률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11.12.13 12:59
의미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11.12.13 14:47 Ⓡ